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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디지털 디톡스

48시간 동안 스마트폰 없이 지내본 경험. 처음엔 불안했지만, 끝에는 자유를 느꼈습니다.

박서연·
주말 디지털 디톡스

결심

금요일 저녁,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고 잠갔습니다. 일요일 저녁까지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 몇 시간은 허전했습니다. 손이 자꾸 주머니로 갔고, 뭔가를 확인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날

토요일 아침,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을 떴습니다. 평소 같으면 침대에서 30분은 스마트폰을 보았을 텐데, 대신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늘 색깔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점심은 동네 작은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음식 맛에 집중했습니다. 평소엔 영상을 보면서 먹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음식이 이렇게 맛있었나 싶었습니다.

오후에는 오래된 종이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한 시간 이상 한 가지에 집중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두 번째 날

일요일에는 신기하게도 스마트폰이 그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고요함이 끝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평소 지나쳤던 것들을 발견했습니다. 골목의 작은 카페, 오래된 나무, 벽에 그려진 낙서. 모두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보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깨달음

48시간이 지나고 스마트폰을 꺼냈을 때, 수백 개의 알림이 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얼마나 긴급하지 않은 일에 긴급하게 반응해왔는지 깨달았습니다.

이후로 매달 한 번, 주말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불안은 이제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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